AI 때문에 다음에 살 폰이 더 비싸질 수도 있다
AI 데이터센터가 늘어나는데 왜 스마트폰 가격이 오를까?
둘은 서로 다른 시장처럼 보인다.
연결고리는 메모리다.
AI가 HBM 수요를 끌어올리면서 한정된 D램 생산능력의 배분이 바뀌고 있다.
HBM은 D램을 쌓은 메모리다
AI 칩은 계산한 데이터를 빠르게 주고받아야 한다. 이때 사용하는 고대역폭 메모리가 HBM이다.
HBM은 D램을 여러 층으로 쌓는다. 층 사이에는 데이터를 전달하는 수직 통로가 들어간다. 구조가 복잡하고 칩 면적도 크다.
SK하이닉스는 HBM 비중이 커질수록 같은 용량을 만드는 데 더 많은 웨이퍼가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마이크론은 같은 용량 기준 HBM의 웨이퍼 면적이 DDR5의 약 3배라고 밝혔다.
이를 업계에서는 3대 1 교환비라고 표현한다.
같은 웨이퍼를 HBM에 더 배정하면 일반 D램을 만들 여력은 줄어든다.
AI가 메모리를 전부 가져간 것은 아니다
HBM과 스마트폰용 LPDDR이 완전히 같은 생산라인에서 그대로 바뀌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넓게 보면 둘 다 제한된 D램 웨이퍼 생산능력, 장비, 클린룸, 투자 예산을 나눠 쓴다.
공급 부족의 원인은 하나가 아니다.
- AI 데이터센터 수요가 빠르게 늘었다.
- HBM은 같은 용량을 만드는 데 웨이퍼를 더 많이 쓴다.
- 새 공장과 클린룸을 만드는 데 수년이 걸린다.
수요는 빠르게 늘지만 공장은 빠르게 늘릴 수 없다.
서버를 먼저 챙기면 PC와 폰이 빠듯해진다
삼성전자는 제한된 생산능력에서 서버 제품 중심으로 AI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도 HBM 중심 투자가 범용 메모리 수급에 영향을 준다고 설명한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2026년 3분기 범용 D램 계약가격이 전 분기보다 13~18%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스마트폰 업체들이 LPDDR 비용을 반영해 판매가격을 올릴 가능성도 제시했다.
폰 가격은 메모리 하나로 결정되지 않는다.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디스플레이, 카메라, 환율도 영향을 준다.
따라서 ‘AI 때문에 폰 가격이 무조건 오른다’고 말할 수는 없다.
정확한 표현은 이렇다.
AI가 스마트폰과 PC의 메모리 원가를 올리는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메모리 슈퍼사이클의 구조가 달라졌다
과거 메모리 경기는 PC와 스마트폰 판매량에 크게 흔들렸다.
지금은 AI 데이터센터가 새로운 대형 수요처가 됐다. 게다가 HBM은 일반 D램보다 웨이퍼를 많이 사용한다.
수요의 크기뿐 아니라 제품 구성이 생산능력을 더 빠르게 소모한다.
새 공장을 짓는 데는 최소 3년이 걸린다. SK그룹 최태원 회장은 병목이 2030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AI 붐은 칩 회사의 매출만 바꾸는 것이 아니다. 공장에 무엇을 먼저 만들지까지 바꾸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