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폴더블을 공개했는데, 왜 삼성이 웃을까?
애플이 첫 폴더블 아이폰을 공개했다.
보통은 삼성 폴더블에 악재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공개 직후 한국에서는 갤럭시 Z 폴드8 판매가 전주보다 약 10% 늘었다.
더 흥미로운 지점이 있다.
애플 폴더블 화면의 공급사로 삼성디스플레이가 거론된다.
완제품에서는 경쟁하지만, 부품에서는 경쟁사의 성장이 매출이 될 수 있다.
애플을 기다리던 사람이 삼성으로 갔다
애플은 9월 9일 첫 폴더블 ‘아이폰 듀오’를 공개했다. 미국 가격은 1,999달러다. 사전예약은 10월 16일, 출시는 10월 23일로 잡혔다.
전자신문이 통신업계 자료를 취합한 결과, 공개 이후 일주일 동안 국내 폴드8 판매는 전주보다 약 10% 늘었다.
소비자 개인별 구매 이유가 확인된 것은 아니다. 다만 통신업계는 애플 제품을 기다리던 일부 수요가 가격과 무게, 출시 시점을 비교한 뒤 폴드8로 이동한 것으로 봤다.
애플의 진입 자체가 폴더블폰에 대한 관심을 키웠을 가능성도 있다.
새 경쟁자의 등장이 기존 시장 전체를 키우기도 한다.
삼성은 완제품만 만드는 회사가 아니다
삼성전자와 애플은 스마트폰 시장의 경쟁자다.
하지만 삼성디스플레이는 애플에 OLED를 공급하는 부품사이기도 하다. 업계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애플 폴더블 OLED를 사실상 단독 공급하는 것으로 평가한다. 애플이 공급사를 공식 발표한 것은 아니므로 ‘독점’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가 의결권 지분 84.8%를 가진 자회사다.
애플 폴더블이 잘 팔리면 삼성전자는 완제품 경쟁에서 압박을 받는다. 동시에 삼성디스플레이에는 폴더블 OLED 시장이 커지는 기회가 된다.
기업을 볼 때 완제품 점유율만 보면 공급망에서 발생하는 이익을 놓친다.
접히는 화면의 핵심은 힌지다
폴더블폰은 화면만 접히면 끝나는 제품이 아니다.
힌지는 여닫는 힘을 조절하고, 펼쳤을 때 화면 중앙을 지지해야 한다. 애플은 아이폰 듀오의 힌지가 100개가 넘는 부품으로 구성된다고 설명했다.
화면 주름도 완전히 없앤 것이 아니다. 덜 보이게 설계한 것이다.
얇은 기기 안에서 화면, 힌지, 배터리, 내구성을 동시에 맞춰야 한다. 폴더블은 스마트폰이라기보다 작은 기계 시스템에 가깝다.
내가 보는 지점
애플과 삼성 중 누가 이길지 맞히는 것보다 구조를 보는 편이 중요하다.
완제품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고성능 패널과 힌지, 소재에 대한 수요는 커질 수 있다. 경쟁사의 성공이 공급사에는 매출이 되는 이유다.
딥테크 기업은 ‘누가 이기나’보다 ‘누가 이겨도 필요한 기술인가’를 먼저 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