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면 팔고, 떨어지면 물타고 있지 않나요? 데이비드 라이언의 매매법
주가가 조금만 오르면 수익이 사라질까 봐 팔고, 매수한 종목이 떨어지면 가격이 싸졌다는 생각에 물을 탄다.
나도 매매를 하다 보면 이 본능이 얼마나 강한지 느낀다. 사람은 이익보다 손실에 더 민감하기 때문에 수익은 빨리 확정하고 싶고, 손실은 확정하지 않은 채 기다리고 싶어진다.
그런데 데이비드 라이언은 정확히 반대로 매매했다.
오르는 종목은 더 사고, 예상과 다르게 움직이는 종목은 빠르게 정리했다.
데이비드 라이언은 누구인가
데이비드 라이언은 잭 슈웨거의 《시장의 마법사》에 등장하는 성장주 트레이더다.
그는 미국 투자 챔피언십에서 세 차례 우승했고, 1982년부터 1990년대 중반까지 윌리엄 오닐의 회사에서 포트폴리오 매니저로 일했다. 오닐의 CAN SLIM과 성장주 매매법을 실제 시장에서 발전시킨 대표적인 트레이더이기도 하다. Investor's Business Daily
처음부터 뛰어난 트레이더였던 것은 아니다.
초기에는 이미 많이 오른 종목을 뒤늦게 따라 샀고, 좋지 않은 자리에서도 조급하게 진입했다. 손실 거래를 분석해보니 비슷한 실수가 반복되고 있었다.
그는 결국 자신이 잘하는 한 가지에 집중하기로 했다.
완벽에 가까운 돌파 자리만 매수하는 것이다.
훗날 라이언은 손실 거래를 다시 검토해보니 너무 많이 오른 종목을 추격하면서 계속 손절당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후 애매하거나 이미 뻗은 종목은 피하고, 조건이 정확하게 갖춰진 돌파만 거래하면서 성과가 달라졌다고 말했다. Investor's Business Daily
그는 왜 신고가 종목을 샀을까
대부분은 신고가에 가까운 종목을 보면 이미 너무 올랐다고 생각한다.
반대로 크게 떨어진 종목을 보면 이제는 싸졌다고 느낀다.
라이언은 가격이 아니라 종목의 상태를 봤다.
신고가에 도달했다는 것은 그 가격에서도 계속 사려는 수요가 있다는 뜻이다. 좋은 실적과 강한 상대강도를 가진 종목이 오랜 기간 조정을 거친 뒤 거래량과 함께 돌파한다면 새로운 추세가 시작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반면 많이 떨어진 종목은 싸 보이더라도 시장이 아직 그 기업을 좋게 평가하지 않는다는 뜻일 수 있다.
싸다는 이유만으로 약한 종목을 사는 대신, 비싸 보이더라도 시장에서 가장 강한 종목을 선택한 것이다.
오르면 더 사고, 떨어지면 팔았다
라이언의 매매에서 내가 가장 인상적으로 본 부분은 추가매수 방식이다.
처음부터 모든 자금을 넣고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일부만 진입한다. 이후 주가가 예상한 방향으로 움직일 때만 비중을 늘린다.
첫 매수가 맞았다는 사실을 시장이 확인해준 뒤 추가로 베팅하는 것이다.
반대로 매수 직후 가격이 하락하면 물을 타지 않는다. 자신의 판단과 시장의 움직임이 다르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이 평단가를 낮추기 위해 하락한 종목을 추가로 매수한다. 하지만 평단가는 낮아져도 틀린 판단에 들어간 자금은 더 커진다.
라이언은 손실 포지션이 아니라 수익 포지션에 자금을 더 배분했다.
말로 들으면 당연해 보이지만 실제로 실행하기는 어렵다.
떨어진 종목을 더 사는 것은 심리적으로 편하다. 내가 처음부터 틀린 것이 아니라 조금 일찍 샀을 뿐이라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른 종목을 더 사는 것은 불편하다. 매수가격이 높아지고, 추가매수 직후 조정을 받으면 기존 수익까지 줄어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큰 추세를 타려면 이 불편함을 견뎌야 한다.
수익을 너무 빨리 확정하지 않았다
좋은 종목을 잘 골라도 수익을 너무 빨리 실현하면 큰돈을 벌기 어렵다.
추세추종 전략은 승률보다 손익비가 중요하다. 여러 번의 작은 손실을 한두 번의 큰 수익이 만회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10% 수익이 날 때마다 팔아버리고 손실 종목은 원금이 돌아올 때까지 기다린다면 수익은 짧아지고 손실은 길어진다.
라이언은 반대로 했다.
틀린 거래는 짧게 끝냈고, 제대로 움직이는 종목에는 추가로 베팅하면서 추세가 이어지는 동안 보유했다.
중요한 것은 모든 돌파가 성공한다고 믿는 것이 아니다. 돌파가 실패하면 정리하고, 다시 좋은 자리가 만들어지면 재진입한다.
한 번의 예측을 끝까지 증명하려는 것이 아니라 시장의 반응을 보면서 포지션을 조절하는 방식이다.
나에게 더 중요했던 것은 '더 자주'가 아니었다
라이언의 매매를 보면서 내 거래도 다시 생각하게 됐다.
내 계좌를 흔든 것은 한 번의 큰 베팅보다 짧게 사고팔기를 반복했던 시기였다.
상승추세라고 생각하면서도 조금 오르면 팔고, 다시 오르면 뒤늦게 사고, 작은 조정에 불안해져 또 팔았다. 같은 종목을 계속 거래하면서 매매 횟수와 비용은 늘었고 심리적으로도 더 흔들렸다.
반면 충분히 검토한 자리에서 진입한 뒤 손절가가 닿기 전까지 보유하고, 추세가 확인될 때 비중을 늘린 거래가 내 성향에는 더 잘 맞았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무조건 크게 베팅하는 것이 아니다.
좋은 자리와 애매한 자리를 구분하고, 틀렸을 때의 전체 손실을 먼저 정한 다음, 시장이 내 판단을 확인해줄 때만 위험을 추가하는 것이다.
현재 보유한 모든 포지션이 손절가에 도달했을 때 계좌에서 발생할 총손실, 즉 전체 R을 관리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좋은 매매는 맞히는 능력보다 반응하는 능력에 가깝다
데이비드 라이언의 방식은 단순해 보인다.
강한 종목을 고른다. 좋은 돌파를 기다린다. 오르면 더 산다. 틀리면 빠르게 정리한다. 제대로 움직이는 종목은 길게 보유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인간의 본능과 반대되는 행동들이다.
우리는 오른 종목을 팔아 안심하고 싶고, 떨어진 종목을 더 사서 자신의 판단을 방어하고 싶다.
결국 라이언에게 배울 점은 어떤 차트 패턴 하나가 아니다.
시장보다 내가 옳다고 주장하지 않는 태도다.
상승추세라고 생각한다면 짧게 사고팔며 매매 횟수를 늘릴 이유가 없다. 반대로 예상과 다른 움직임이 나온다면 평단가를 낮추며 버티기보다 손실을 제한해야 한다.
수익은 내가 정한 짧은 목표에서 끝내고, 손실은 언젠가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는 매매.
라이언은 그 순서를 완전히 뒤집었다.
손실은 짧게 끝내고, 제대로 잡은 추세에는 충분한 시간과 자금을 줬다.
큰 수익은 더 자주 거래한 결과가 아니라, 맞는 거래를 오래 보유한 결과였다.